지난 호에 이어서, 도시 감성을 증폭하는 손때의 흔적들, 그리고 그 자연스러움의 과학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주간도시 | 週刊都市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아날로그 페로몬 : 아날로그와 1/f 패턴, 그리고 손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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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페로몬 : 아날로그와 1/f 패턴, 그리고 손때🖐 (중)
지난 호(링크)에 이어서, 오늘은 우리가 아날로그에 끌릴 수 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를 '아날로그의 개념', 그리고 '손때라는 자연스러움이 주는 편안함'이라는 지점에서 논해보려고 해요.
앞서 우리가 레트로한 공간에 끌리는 것은 아네모이아적 감성으로서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고 보지 못한 것일지라도, 그 공간을 향유한 사람들의 흔적이 전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 이라고 풀어봤었죠?✍️ 이건 달리 말하면 우리가 사람의 흔적으로부터 더 강한 감각과 안정감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손때 묻은 공간 속에서 우리 스스로 인간 존재를 인식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요🤔
인간 존재를 인식한다는 것. 써놓고 보니 말이 너무 어려운데요. 여기서 이 표현은 아주 특별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정말 우리가 어느 공간에서 느끼는 은근한 '살아있음'의 감정을 이야기해요. 매순간 우리가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공간에서는 소위 '사람 냄새'를 느끼면서 편안하고 안정된 감정을 갖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그런 '위화감'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감정 말이에요.
해서, 이하 중(中)편에서는 그런 감정이 어떻게 아날로그함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고, 또 사람들의 흔적이 어떻게 아날로그적으로 기능하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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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존재하는 아날로그 페로몬
먼저, 지난 호부터 계속 언급하고 있는 핵심 개념, 아날로그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아날로그는 사실 다분히 공학적인 개념으로서 연속적인 변화량을 나타내는 정보를 의미해요. 해서, 기본적으로 전압이나 전류부터 시작해서 주파수와 진폭, 나아가 시간, 빛, 소리, 온도 등 극단값인 0과 1 같이 불연속적으로 나누어 표현되지 않는 연속적인 변화의 정보를 담은 모든 것을 아날로그 정보로 볼 수 있답니다😮
참고로, 앞의 사진에서 윗부분을 보면, 디지털(아랫부분)과는 확연히 다른 아날로그의 시간(Time)의 따른 진폭(Amplitude)의 '연속적' 변화를 직관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아날로그가 레트로한 감성, 사람의 흔적과 함께 언급되는 이유는 단순히 최근세기에 등장한 디지털(ON/OFF, 즉 0과 1의 불연속 극단값)에 대비되기 때문은 아니고요. 앞서 설명한대로 아날로그는 연속적인 값을 가지는데,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 역시 연속적인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언급한 것처럼, '온도의 높낮이🌡️', '빛의 밝기🔆', '이파리의 굴곡🌿'과 같은 자연의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연속적인 값으로 나타나고, 심지어 '소리의 음색👂'이나 우리들 손으로 그린 '그림의 질감🖼️' 따위도 연속형으로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디지털화된 정보를 역사상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세대이면서도, 여전히 아날로그로 인식되는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거예요.
이는 달리 말하면, 우리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아날로그적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고, 그 근원에 따라 자연히 아날로그적 신호에 더욱 친숙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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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적으로 각기 다른 형태를 가지는 자연의 이파리 모양들. ©소년중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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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날로그는 디지털에 비해 '1/f 패턴'을 훨씬 잘 반영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어요. 1/f 패턴(a.k.a 핑크 노이즈, Pink noise)이란, 특히 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로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즐거움을 배가하는 특정의 파장 패턴을 말해요🤗 이때 f는 주파수로서, 1/f은 주파수 측정 시 경사각 45도의 선으로 우하향하는 진폭의 일정 패턴을 반영, 즉 1/f 패턴은 연속적인 노이즈에서도 일정 수준의 선형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답니다(아래 사진 참고).
이러한 1/f 패턴은 주로 물이 흐르는 소리🌊, 바람 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서 발견이 되는데요. 이에, 대개 해당 패턴은 자연이 갖는 무작위적이고 불규칙적인 특성이 반영된 일정 방향의 진동이라고 해석되고 있어요.
해서, 우리는 클래식 등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서 1/f 패턴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특히 아날로그는 여기서 진가를 발휘한답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1/f 패턴은 자연스런 불규칙성을 연속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발현된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아날로그는 극단값으로 구성되지 않은 연속적 신호라는 점에서 이러한 패턴 원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추론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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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를 소리뿐만 아니라 이외의 것까지 확장해서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사람이 직접 만들고, 쓰고, 칠하고, 붙이고, 고치는 모든 것들은 말 그대로 '사람이 직접' 하기 때문에 언제나 기계처럼 정확할 수 없을 거예요👐 글씨는 아주 조금이라도 삐딱하게 될 거고, 색조도 곳곳마다 다르게 되겠죠. 또, 어떤 물건의 형태라도 오랜 손때가 닿으면 변하게 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사람의 흔적이 남는다는 것은 적어도 조그마한 불규칙함이 동반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해요👣
한편, 우리는 그런 불규칙적인 변화 속에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인지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해, 벽돌이나 타일 같은 자재들, 그리고 그걸로 쌓은 건축물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그것이 세월이 좀 흘렀다고 해서 벽돌, 타일, 건축물이 아닌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또, 글씨 역시 쓰는 사람, 쓰인 연대에 따라 삐뚤빼뚤 조금씩 달라도 무슨 글씨인지 알아볼 수 있을 거고요.
이런 생각은 앞서 아날로그와 1/f 패턴으로부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우리답고 편안한 감정'과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사람 손때는 마치 '자연'스럽고, 우리는 그런 자연스러움 속에서 감성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죠. 어쩜... 우리 눈에 맺히는 상도 빛의 파동 때문이잖아요?🙄
다음 주 하(下)편에서는 실제로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재료들을 소개해 드리고, 나아가 이런 맥락에서 가치 있는 예스러움이 무엇일지, 어떤 공간을 어떻게 남기면 좋을지 이야기해 볼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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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께 전하는 글
저희가 지난 주부터 조금 더 깊이 있고 창의적인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약간의 수정을 더했었는데요. 글의 매끄러운 전개나 분량 조절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네요 ㅎㅎ.. 그래서.. 부족한 글이지만, 오늘도 아무쪼록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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