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정부는 새로운 형태의 공영주택을 선보였어요. 바로 국민주택이었죠. 이전의 재건주택이나 부흥주택이 긴급한 주택난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국민주택은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대상층이었어요. 국민주택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주택 모델을 지향했죠. 정부는 산업은행의 자금과 정부 기금을 활용해 불광동, 금호동 등에 국민주택을 공급했는데, 당시로서는 꽤 획기적인 시도였습니다. 특히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시기였기에, 이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였죠. 민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통합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중에 1972년 주택개발촉진법으로 모든 공영주택이 국민주택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는 중요한 토대가 되었죠.

공영주택 단지들은 우리 도시의 발전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단순히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구조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깊은 영향을 미쳤죠.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주택들이 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시 공동체예요. 1미터 남짓한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살았던 풍경은, 당시 서울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죠. 하지만 이런 공동체적 삶의 방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도시가 발전하고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오래된 공영주택들은 하나둘 새로운 빌라나 아파트로 바뀌어갔고, 그 과정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이웃 관계도 조금씩 약해져갔어요. 

이를 두고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유동의 문화라고 불렀어요. 서구처럼 오래된 건물을 보존하는 축적의 문화와는 달리, 빠른 변화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이죠. 이런 비판은 유럽의 점진적이고 자생적인 도시화 경험과 상반되는 경험을 한 한국 도시에게는 불필요하게 가혹한 비판이지만, 이는 우리 도시가 가진 독특한 역동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도시 변화는 전쟁의 폐허에서 시작해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도시를 발전시켜 왔죠. 공영주택 단지들은 중요한 도시적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정부와 국제 원조 기관들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이 주택들은, 한국 최초의 계획적인 집합주택 단지였고, 이는 후에 현대적인 아파트 단지 발전의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죠. 더불어 서구의 주거 양식과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왔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도시가 가진 진정한 저력이 아닐까요?

씨티즌 여러분들은 혹시 어린 시절에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써본 적 있으신가요? 오늘 소개해드릴 도시는, 그 편지들이 도착한 산타클로스의 고향, 핀란드의 로바니에미에요.

사실, 로바니에미가 산타의 고향이 된 건 고작 70여 년 전의 일이에요. 로바니에미는 역사가 긴 도시긴 하지만, 북극권에 위치하다 보니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황폐화가 된 로바니에미는 도시로서 살아남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했어요.

1950년, 엘리노어 루즈벨트 영부인의 방문을 계기로 '산타클로스 마을'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눈 덮인 겨울 풍경과 오로라가 빛나는 밤하늘, 그리고 순록이 거니는 북극권의 모습은 크리스마스 동화 같은 풍경을 완성했죠. 산타클로스 우체국이 문을 열었고, 전 세계 어린이들의 편지가 이곳으로 배달되기 시작했어요. 사실 산타클로스는 지금의 터키에서 있었던 성 니콜라스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지만, 로바니에미의 겨울 풍경은 사람들이 상상하던 크리스마스의 모습과 너무나 잘 어울렸어요. 이렇게 시작된 산타마을은 도시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답니다.

하지만 로바니에미에는 산타클로스 이야기 말고도 특별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어요. 바로 도시 설계에 관한 이야기죠. 전쟁으로 무너진 도시를 다시 세우는 일을 맡은 건 핀란드의 유명한 건축가 알바 알토였어요. 그는 1945년, 도시를 아주 독특한 모습으로 설계했는데요. 도시 전체가 순록 머리 모양을 하고 있어요. 주요 도로들은 순록의 뿔을, 도심은 순록의 머리를 형상화했죠. 특히 도시 중심부의 케스쿠스켄타 스포츠 경기장은 순록의 눈을 표현했다고 해요. 순록 뿔 도시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설계는 로바니에미가 위치한 라플란드의 상징인 순록을 도시에 담아낸 거예요.

도시 곳곳에도 알바 알토가 설계한 건물들을 볼 수 있어요. 라플란드 도서관은 자연광이 가득 들어오는 곡선형 디자인으로 유명하고, 라플란드 홀은 극장과 콘서트홀이 있는 문화의 중심지예요. 이 건물들은 모두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죠. 덕분에 로바니에미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디자인과 문화적 깊이를 가진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알토의 건축 철학이 담긴 이 도시는, 산타클로스의 고향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의 교과서로도 여겨진다고 해요.

도시 곳곳에도 알바 알토가 설계한 건물들을 볼 수 있어요. 라플란드 도서관은 자연광이 가득 들어오는 곡선형 디자인으로 유명하고, 라플란드 홀은 극장과 콘서트홀이 있는 문화의 중심지예요. 이 건물들은 모두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죠. 덕분에 로바니에미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디자인과 문화적 깊이를 가진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알토의 건축 철학이 담긴 이 도시는, 산타클로스의 고향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의 교과서로도 여겨진다고 해요.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산타클로스의 고향이 되고, 이제는 미래 도시를 향해 나아가는 로바니에미. 이 도시는 우리에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과,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산타클로스의 마법 같은 이야기가, 이제는 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희망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