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은 뉴욕시뿐 아니라 뉴저지, 코네티컷 일부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생활권이에요. 약 2천만 명의 사람들이 주(State)의 경계도, 도시의 경계도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죠.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라디오를 듣고, 같은 쇼핑몰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하나의 도시권으로 보는 거예요. 이건 정말 미국적인 발상이에요. 전통이나 행정구역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나'를 더 중요하게 보는 거죠.

이러다 보니, 미국은 행정구역을 넘어선 도시 생활권을 '메트로폴리탄 지역(Metropolitan Area)'이라는 공식 개념으로 인정했어요. 인구조사국은 이를 '하나의 핵심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높은 통합도를 보이는 지역'이라고 정의하죠.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뉴욕 메트로폴리탄이에요. 이 거대한 도시권은 뉴욕시를 한참 넘어서 뉴저지와 코네티컷 일부까지 포함하고 있어요. 약 2천만 명의 사람들이 주(State)나 도시의 경계와 관계없이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라디오를 들으며, 같은 쇼핑몰에서 장을 보면서 하나의 생활권을 이루며 살아가죠. 미국에선 인구나 경제 통계도 이 단위로 측정해요. '여기까지가 뉴욕이야'라는 행정적인 경계보다, '이 사람들은 실제로 하나의 도시권에서 살고 있어'라는 현실을 받아들인 거죠. 정말 미국다운 실용주의적 접근이 아닐까요?

이렇게 보면 동아시아와 서구의 도시들은 근대화 과정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어요. 동아시아는 전통적인 중앙집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효율적인 관리와 통제를 중시했죠. 반면 서구는 자치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발전했어요. 영국이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며 점진적으로 변화했다면, 미국은 실용성을 앞세워 완전히 새로운 도시 개념을 만들어냈죠.

결국 도시란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동아시아의 도시들이 보여주는 질서와 효율성, 영국 도시들에 새겨진 역사와 전통, 그리고 미국 도시들이 보여주는 실용주의적 혁신. 이 모든 것들이 각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거죠.

오늘날 도시는 지도상의 행정구역을 넘어 더욱 복잡하고 역동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요. 도쿄-요코하마-치바를 잇는 일본의 수도권, 서울-인천-수원을 아우르는 한국의 수도권과 같이, 도시는 이제 단일 행정구역의 개념을 뛰어넘어 광역 생활권으로 확장되고 있죠. 이렇게 되면 교통, 환경, 기반시설 관리 등 다양한 도시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아무래도 필요할 수밖에 없어요. 한 도시가 나서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협력이 꼭 필요해질 테니까요. 당장 서울만 해도, 쓰레기 매립지 문제로 주변의 인천과 경기도의 도시들과 많은 갈등을 겪고 있죠. 이런 사례들을 보면 이제는 도시권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계획과 협력이 필요해 보여요. 그렇다면,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도시는 인도의 벵갈루루입니다. 이 도시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라는 수식어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죠. 급격한 성장 속에서도 녹색 도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고, 전통 시장의 활기와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거든요.

벵갈루루가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 건 1990년대부터였어요. 인도 정부가 IT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이 도시는 큰 변화를 맞이했죠. 인도에서 가장 좋은 공대 중 하나인 인도 과학원이 있어 훌륭한 공대생들이 많고, 영어 사용이 자연스러웠던 벵갈루루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기업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도시는 빠르게 성장했죠.

2000년대 들어서는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어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던 젊은 인재들이 자신만의 회사를 차리기 시작한 거예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플립카트, 차량 공유 서비스 올라 같은 유니콘 기업들이 이때 탄생했죠. 지금은 AI, 핀테크, 클린에너지까지 영역을 넓히며 매년 수백 개의 스타트업이 새롭게 문을 열고 있어요.

벵갈루루의 거리를 걷다 보면 도시의 두 얼굴을 만날 수 있어요. 한쪽에서는 수많은 IT 기업이 들어선 ITPL(International Tech Park)이 미래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한쪽에서는 K. R. 마켓 같은 전통 시장이 여전히 활기찬 삶의 모습을 전해주죠. UB City의 현대적인 고층 빌딩 아래에서는 100년 된 식당 Mavalli Tiffin Rooms가 여전히 손님을 받고 있기도 하죠.

벵갈루루의 또 다른 별명은 가든 시티에요. 랄바그 식물원과 커번 파크는 바쁜 도시 생활 속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죠. 도시 곳곳에는 작은 공원들과 가로수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죠.

벵갈루루의 진짜 매력은 이런 성장과 도전 이면에 숨어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는 도시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도 잃지 않으려 하는 공동체의 정신. 이런 것들이 벵갈루루를 단순한 기술 도시가 아닌, 살아있는 도시로 만들어주고 있답니다.

도시는 인류의 미래다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30년 넘게 이 한 문장을 증명해왔습니다. 글레이저 교수의 연구는 도시를 높은 건물들과 복잡한 길거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생각했어요.

글레이저의 연구가 특별한 이유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기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불평등, 환경 파괴의 원인으로 비판할 때, 글레이저 교수는 오히려 도시야말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주장했어요. 글레이저 교수의 대표작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는 도시의 밀도가 어떻게 혁신과 창의성을 촉진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줘요.

특히 그는 도시의 본질이 사람들의 연결에 있다고 봐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가까이 모여 살면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거죠. 실제로 그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의 밀도가 높을수록 특허 출원도 늘어나고 창업도 활발해진다고 해요.

글레이저가 제시하는 도시의 비전은 희망적이에요. 그는 현재 도시가 겪고 있는 높은 집값이나 환경 문제들이 도시화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과도한 건축 규제가 오히려 주택 공급을 막아 집값을 올린다고 지적하죠. 그래서 더 나은 정책과 스마트한 도시 계획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해요.

글레이저의 연구는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아요. 전 세계의 도시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죠. 특히 그가 강조하는 '포용적 도시 성장'이라는 개념은 많은 도시 계획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어요. 도시가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자는 거죠.

글레이저의 메시지는 명확해요. 도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의 연구는 우리가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답니다.

다가오는 29일, 오늘 소개한 책 <도시의 승리>를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오프라인에서 마련해보려고 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버튼을 통해서 확인하고 신청해주세요!
*책을 꼭 무리하게 정독하고 오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