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특집 두 번째, 한강버스 체계의 세 가지 문제점을 서울과 한강의 특성을 바탕으로 톺아봅니다. 주간도시 | 週刊都市
서른 세 번째 이야기
지금, 한강버스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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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강버스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출퇴근 시에도 탈 수 있다는 서울시의 말처럼, 한강버스는 정말 우리 곁에 가까이 있을까요?"
지난 호에서는 한강버스에 대한 기대, 그리고 여러 도시에서 검증된 수상교통의 장점들을 주로 살펴봤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그 반대로, 지금의 한강버스가 아쉬운 점, 보완해야 할 것들에 대해 논하려고 해요.
한강버스는 🚣서울의 동맥, 한강의 활용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마냥 기대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게 지금과 같은 방식에서 실제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좀 다른 이야기일 거예요. 후술하겠지만, 선착장의 낮은 접근성, 일상 교통으로서 속도의 한계, 비효율적인 노선 설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실제 한강버스는 아직 미숙한 점이 많아 보여요.
해서, 오늘 URBANISM에서는 언급한 세 가지 부분에서 왜 지금의 한강버스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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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강버스는 우리 '곁'에 있지 않아요
출퇴근 시에도 탈 수 있다는 서울시의 설명과는 다르게, 한강버스는 시민들의 생활 반경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한강버스는 강변의 몇몇 선착장(마곡, 망원, 여의도, 옥수, 압구정, 뚝섬, 잠실)에서 승하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 선착장들 대부분은 지하철역이나 주요 주거지와 맞닿아 있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어요.
🚦일상 교통이라고 하면, 통근 시나 약속, 여가 등 다양한 목적 통행의 수단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일상 교통이 되기 위해서는 통행의 목적지까지의 여정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게 중요해요. 그러나 지금 선착장들은 지하철에서 내려서도 횡단보도를 한두 번 건너고, 고저차가 있는 램프, 계단을 지나 고수부지로 내려가야 하는 경우가 잦다는 한계가 있어요. 실제로, 지도를 보면 선착장까지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이는 한강의 특질 때문에 어쩔 수 없는데요. 요즘도 장마철이나 태풍이 오면 한강공원에 물이 넘쳐 출입이 통제되기도 하잖아요? 예로부터 한강은 치수가 어려운 지역으로서 범람이 잦고 강폭과 깊이가 쉽게 변하는 강이었답니다(아래 두 번째 사진 참고). 해서, 해방 이후부터 한강은 양쪽으로 높은 뚝을 쌓아 올리고, 뚝 앞에는 지금의 한강공원과 같이 넓은 완충지대로 가꾸어 졌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강물과 강변 주거지, 도로들 간 거리가 멀어졌지요.
이런 맥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서울시가 선착장의 물리적 접근성을 먼저 개선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한 건 참 아쉬운 대목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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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새내역에서 잠실 선착장까지의 도보 거리. ©네이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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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축년 대홍수 당시 한강의 범람으로 물에 잠긴 서울의 모습. 문평산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Wikiped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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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이러한 접근성 문제는 단순히 ‘불편'하다는 감각에서 끝나지 않는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대중교통이 되기 위해서는 ♾️여정의 연속성이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한강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는 이 연속성이 자주 끊깁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린 뒤 다시 방향을 바꾸고, 신호를 기다리고, 레벨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야 하는 순간마다 이동은 분절돼요. 심지어 완전히 다른 파사드를 가진 한강공원으로 들어가는 그 느낌은 이러한 분절을 확대할 수 있어요. 출퇴근 등 여정이 촘촘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중간 이동수단의 분절성은 곧 승선을 망설이게 하는 '이질성'의 요소가 돼요.
물론, 이상의 접근성 문제에 대비해서 서울시는 "한강버스 OO 선착장"이라는 이름의 인접 버스 정류장을 만들고 이를 지나는 버스 노선들을 확충해두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 버스들 역시 노선이 많지 않고,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그저 보완하는 데 그친다는 점에서 위의 분절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요. 그래서 아직 한강버스는 한강이라는 완전히 분절된 공간으로 들어가야만 이용할 수 있는 이질적인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기 쉬운 구조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편, 좋은 비교 예시로 🇭🇰홍콩의 스타페리는 어떨까요? 아래 사진은 침사추이의 스타페리 피어 바로 앞인데요. 페리 선착장 바로 앞 버스 환승센터가 있는 게 보이시나요? 구룡반도의 끝부분 침사추이를 거쳐 가는 대다수의 버스는 바로 이 선착장 앞 환승센터에 정차를 하게 되고, 거의 스무 개 가까운 버스 노선이 선착장과 연계되어 시민들이 별다른 중간 보행(Mid-Mile) 없이 바로 수상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답니다. 우리 한강버스도 이렇게 완전히 연계된 교통수단이 되기 전까지는 서울의 주요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기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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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과 완차이를 향하는 침사추이발 스타페리 선착장 앞 버스 환승센터의 모습. 버스들 뒤로 보이는 우측 상단의 2층짜리 건물이 페리 선착장이다. ©Wikiped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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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빠른데 느린(?) 한강버스🫠
한강버스의 두 번째 문제점이라면, 무엇보다 '배차 간격'을 꼽을 수 있어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은 보통 5~15분의 배차 간격을 갖고 있죠? 그런데 한강버스는 1시간에 가까운 배차 간격으로, 실제 운용되는 페리의 속도와 무관하게 많은 사람들을 빠른 배차로 수송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어요.
서울시는 한강버스의 최고 속력을 20노트(37km/h)로 계획했다고 밝혔고, 실제 시운전에서는 약 16노트(29km/h)를 기록한 바 있어요. 도입된 페리의 최고 속력이 서울시 주장과 실제가 달라 논란이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지금 정도의 페리 속력은 다른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느린 속력은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계속 비교 예시로 들어볼 🇭🇰홍콩의 스타페리도 남북 도심을 8~10분 간 빠르고 강하게 연결하고 있으면서 4~5노트(약 7~9km/h) 수준의 속력에 그치거든요.
그런데, 배차. 이 배차가 문제예요. 아래 사진은 운항 시간표인데, 핵심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잠실-여의도를 보면, 잠실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모두 1시간 30분 간격으로 있고, 여의도에 도착하여 다시 출발하는 시간은 잠실에서 출발한지 1시간 23분 뒤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안 그래도 오래 걸리는 구간인데 배차 간격도 1시간 30분이라, 한강버스가 실제로 다른 대중교통으로부터 분담할 수 있는 시민 수는 너무나도 적을 수밖에 없죠.
더해, 아래 두 번째 영상에서도 나타나듯 탑승 인원이 정해져 있고 입석표도 제한된 한강버스기 때문에 긴 배차 간격은 바쁘디 바쁠 시간 헛걸음을 하게 되는 시민이 얼마나 많을지, 그 경험으로 한강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될 시민이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이 안 될 정도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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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의 운항 시간표. 잠실 출발 기준 1시간 30분의 배차 간격인 것을 볼 수 있다. ©한강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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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 선착장에서 시민들을 전부 태우지 못해 여러 명이 헛걸음하게 되는 모습. ©지하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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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살펴봤던 해외 성공 사례들을 다시 보면, 모두 배차 간격에 상당히 신경 쓴 걸 알 수 있어요. 모두 한강버스와 달리 1시간 안쪽의 배차 간격을 가지고 있고, 여러 개 노선을 한데 운영하며 시민들의 헛걸음을 방지해요. 앞서 언급한 대로, 홍콩의 스타페리는 4~5노트의 느린 속도를 가지고 있지만, 주변 유동 인구와 이용 인구 밀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약 10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페리를 배차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민들은 관광객들과 뒤섞여도 출퇴근 수단으로 애용하고 있고, 또 시간표를 외지 않아도 언제든 가서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수상교통이 됐답니다.
이렇게, 앞으로 잦은 배차로 한강버스를 운영하지 못한다면 일상 교통으로서 한강버스가 자리 잡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지금 시민들은 선착장별 시간표에 꼭 맞춰서, 또 탈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며 이용하고 있는데, 이런 불편이 계속되면 한강버스의 이용률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경의중앙선의 경우도 악명이 자자하잖아요? '기다림'은 출퇴근 시에서 속도의 일부로 인식되기 쉽고, 가능하면 다른 교통수단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수요는 더욱 커질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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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km의 넓은 강폭을 자랑하는 한강의 모습. ©에이플래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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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한강을 '따라가기만' 하는 버스
마지막으로 짚어볼 부분은 노선 설정의 부분이에요. 한강버스는 한 개 노선으로 강을 따라 동서로 길게 이동하는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요. 얼핏 보면 한강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처럼 보이지만, 이 구조는 강남북 간 단절성이 강한 한강의 특성상 도시의 효율적인 이동 및 도시 공간 간 효과적인 연계에 한계가 있어요.
한강의 폭은 약 1,000m로, 홍콩의 빅토리아 하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지난 호에서 다뤘었죠. 비교 예시인 빅토리아 하버는 '바다' 랍니다. 한강은 정말 바다만큼 넓은 강폭을 가지고 있어 예전부터 강남북은 상당히 단절된 형태로 발전해왔어요. 지금처럼 수 많은 다리가 지어지기 이전까지 강남은 영등포를 제외하고 허허벌판에 가까웠죠.
그래서 한강의 활용성을 높인다는 것은 강남북의 단절성을 극복하는 것과 다르다고 할 수 없어요. 각 강변에서 수변 활동을 하는 것을 넘어 한강버스의 도입은 시민의 이동 수단으로서 강남북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하여 두 지역의 불균형을 조정하고, 나아가 서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해서, 한강버스의 남북 연결성을 짚고 넘어가는 건 상당히 중요한 대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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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노선을 지도 위에서 그린 모습. 남북을 직결하는 노선은 없고 동서 양방향으로만 한 개 노선이 있음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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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한강버스는 크게는 동서로 이동하는 한 개 노선이며 남북의 선착장을 각각 한 번씩 번갈아 들리는 구조로서 강남북 연계를 효과적으로 강화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CBD에 가까운 용산 부근이나, 주거지역인 동작구 일대, 공덕 등 여러 지역은 선착장도 없을 뿐더러, 여의도-잠원 구간, 급행 노선 등은 모두 남북을 직계로 연결하지 못하는 노선 구조를 보이고 있어요.
CBD와 YBD(여의도), GBD(강남) 이 세 도심을 연결하는 것은 남북 연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 동서로 쭉 이어진 노선은 이들을 연결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 가까워요. 우리가 버스나 지하철을 설계할 때도 동서남북 각 공간마다 오는 이동 수요를 여러 방향의 노선으로 나눠 분담케 하는데요. 오래도록 단절된 강남북을 생각하면 한강버스의 설계에서도 "어떻게 한강을 좀 더 건너게 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또, 강폭이 넓다해도 남북 간 이동 거리보다 동서로 쭉 물길따라 내려오는 거리가 훨씬 길죠. 이는 또한 앞서 봤던 배차 문제를 훨씬 더 심화하는 요소가 된답니다. 스타페리와 같이 한 두 개 선착장을 목적지로 해서 여러 노선을 운영할 때는 기본적으로 정차에 들이는 시간, 회차에 들이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적어요. 해서, 한강버스는 홍콩보다도 수백만이 더 많이 살고 있는 서울의 교통수단으로서 여러 노선을 설정해놓고 예상되는 각기 다른 수요를 분담해 나갈 필요가 있는거죠.
아무렴 더 작은 페리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여러 노선과 빠른 배차가 갖춰진 채로 처음 시도됐다면, 서울의 입체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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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교통의 이점과 한강버스에 대한 기대감🙏
이렇게, 한강버스의 아쉬운 세 가지 부분에 대해서 톺아봤는데요. 수변도시 서울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도입된 한강버스가 조금 설익은 방식으로 시작돼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88년 전후로 시작된 한강 수상교통의 꿈, 어떤 부분이 보완되면 좋을지, 앞으로 어떤 모습의 한강이 되면 좋을지 오늘 한 번 생각해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선장님의 인터뷰가 포함된 한강버스 탑승기 영상이 있어 바로 위에 첨부해두었어요. 한 번 들어가 보셔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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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께 전하는 글
항상 감사합니다 언제든 재미있는 주제, 궁금한 이야기 있으면 아래 메일로 제안해주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재미있는 주간도시로 돌아올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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