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어 변화 앞에 선 철강 도시 | 서촌과 홍건익 가옥 주간도시 | 週刊都市
열 다섯 번째 이야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는거야, 변화 앞에 선 철강 도시 | 서촌과 홍건익 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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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는거야, 변화 앞에 선 철강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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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C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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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따라철강 산업이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포항과 광양 같은 산업 도시에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죠. 지금껏 그래왔듯 이번 위기도 잘 극복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산업 도시들은 본질적으로 외부 충격이나 산업 구조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산업 추세 바뀌면, 어쩔 수 없이 도시도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기 위해 변하기 마련이에요. 대구나 부산과 같은 도시들이 노동집약적 경공업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했던 것처럼요.
포항과 광양은 그동안 철강 산업이 지역 생산과 시민 생활의 중추 역할을 해왔어요. 포항에서는 전체 수출의 상당 부분이 강철에서 나오고, 광양은 GRDP(지역 내 총생산)의 70%가 철강 산업이죠. 이처럼 두 도시는 단순한 경제 수치 이상의, 도시 정체성과 공동체의 뿌리를 강철에 두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 이 강철 산업이 흔들린다면, 도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언제나 위기는 기회와 함께 찾아오죠. 외부 충격이나 산업의 변화 속에서도, 도시를 재정의하고 성공적으로 전환한 산업 도시들의 사례를 보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여요. 그래서 이번 URBANISM에서는 해외 공업 도시의 성공적인 변신 사례들을 통해, 포항과 광양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그 해법을 찾아보려 해요.
💡 지식의 힘으로 살아남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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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산에서 내려다 본 피츠버그 시내. CC BY-SA 4.0, ©Dll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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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산업 전환에 성공한 사례라고 한다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피츠버그를 꼽을수 있어요. 피츠버그는 한때 철강 도시의 전형으로 불리며, 강철 생산이 도시의 심장이었죠. 1950년대에는 68만 명의 인구와 함께 미국 중서부의 산업 중심지로 번창했지만, 20세기 후반 철강 수요 감소와 해외 경쟁 심화로 인해 급격한 침체를 겪었어요. 도시의 제조업 비중이 1979년에는 28%에 달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수치는 점점 줄어들어 2022년에는 단 8%로 떨어졌죠. 하지만 피츠버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때 도시를 지탱하던 강철 산업의 몰락은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었죠. 카네기 멜런 대학교와 피츠버그 대학 같은 교육·연구 기관이 혁신의 씨앗이 되어, 기술과 의료, IT 분야가 성장하기 시작했어요. 두 대학이 각각 IT와 의학 분야에서 매우 역량이 뛰어난 학교이기에 가능한 혁신이었죠. 오늘날 피츠버그는 전통적인 제조업의 그림자를 넘어, 첨단 기술과 연구, 혁신의 도시로 재탄생하여 새로운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 문화의 힘으로 도시를 바꾼 빌바오
문화의 힘으로 침체를 극복한 도시도 있어요. 스페인 북부의 항구 도시 빌바오는 한때 유럽에서 손꼽히는 철강·조선업의 중심지였어요. 하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값싼 동아시아 철강과 조선업의 부상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경제는 빠르게 침체되었죠. 버려진 조선소와 녹슨 철강 공장들이 강변을 따라 늘어서며 도시는 쇠퇴의 길을 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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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CC BY-SA 4.0, ©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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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빌바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무너진 산업을 되살리는 대신, 새로운 방향으로 도시를 변화시키기로 한 것이죠. 그리고 그 핵심이 바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었어요. 설계를 맡은 프랭크 게리(Frank Gehry)는 도시의 상징이었던 철강을 디자인의 핵심으로 삼았어요. 과거의 산업 유산이 예술로 재해석된 셈이죠.
1997년 미술관 개관 이후, 빌바오는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되었어요. 관광객이 몰려오고, 강변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문화·예술 산업이 도시 경제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죠. 1995년 1인당 GDP가 20,800유로였던 빌바오는 2023년 35,200유로로 성장했고, 문화·예술 분야의 일자리도 23% 증가했어요. 철강과 조선업이 떠난 자리를 창의 산업과 디자인, 관광이 채우며 도시는 다시 살아난 것이죠. 오늘날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는 도시 재생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도 꼽혀요.
📌 디지털 혁신으로 되살아난 맨체스터
영국 맨체스터는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만큼 섬유 산업이 번성했던 도시였어요. 하지만 20세기 후반 값싼 해외 노동력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제조업이 몰락해 도시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죠. 1981년만 해도 맨체스터의 제조업 일자리 비중은 45%였지만, 2022년에는 9%까지 줄어들며 더 이상 전통 산업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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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맨체스터는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디지털 혁신 도시로 재탄생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과거 섬유 공장과 산업시설이 밀집했던 지역을 MediaCityUK라는 첨단 미디어 허브로 조성했고, 이곳에 BBC와 ITV 같은 대형 방송사가 본사를 이전하며 3,600개 이상의 미디어 기업이 클러스터를 형성했어요. 맨체스터는 이제 영국 내에서 런던 다음으로 미디어·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도시로 자리 잡았죠.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대학은 세계 최초로 그래핀을 발견한 연구진을 중심으로 그래핀 밸리(Graphene Valley) 프로젝트를 출범시켜 첨단 신소재 연구의 중심지로 도약했어요. 2024년 기준으로, 맨체스터의 그래핀 관련 스핀오프 기업은 2,100개를 넘어서며 세계 나노기술 시장의 19%를 점유하고 있어요. 또한, 디지털 트윈 허브(Digital Twin Hub)를 통해 도시의 에너지 소비, 교통량, 대기질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스마트 도시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요.
🚀 포항과 광양,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앞서 살펴본 피츠버그, 빌바오, 맨체스터의 사례에서 보듯이, 산업의 쇠퇴가 곧 도시의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대응하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죠. 그렇다면 철강 산업에 의존해온 포항과 광양은 지금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포항에서는 친환경 철강과 첨단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요. 포스코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며, 포항제철소도 이에 맞춰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어요. 동시에 포스텍을 중심으로 배터리·신소재 연구를 강화하면서, 철강 산업과 연계된 첨단 제조업 육성을 시도하고 있어요.
광양은 광양항과 연계한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을 모색 중이에요. 전라남도와 광양시는 RE100 산업단지를 추진하며 산업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광양제철소도 전기로 전환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여기에 수소 산업까지 더해, 광양항을 중심으로 한 수소 운송·저장 허브 구축도 논의되고 있어요.
이렇게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포항과 광양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피츠버그가 첨단 기술 연구로, 빌바오가 문화 산업으로, 맨체스터가 디지털 경제 중심지로 전환했듯이, 포항과 광양 역시 철강 산업의 기반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죠. 두 도시가 맞이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잘 적응하는 변화이기를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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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어반트립> 크루가 진행한 골목길로 답사지, 서촌과 홍건익 가옥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서울 종로구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자리하며, 조선시대 중인과 서얼들의 삶이 스며든 옛 정취를 간직한 채 현대적 감각과 창의성이 어우러진 특별한 동네예요. 좁은 골목마다 한옥, 갤러리, 카페, 그리고 소규모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과거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벽돌과 현대인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잊을 수 없는 도시 산책을 선사하죠.
서촌은 단순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주는 곳을 넘어, 재생과 창조의 현장이 되었어요. 과거의 흔적을 철거 없이 보존한 채, 새로운 문화 콘텐츠와 예술 활동이 꽃피는 이 동네는 옛 서울의 멋과 현대인의 트렌디함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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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익가옥의 처마. 전등과 유리창이 있는 과도기적 한옥의 모습이다. ©weeklyc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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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건익 가옥: 전통 한옥과 근·서양 감성이 녹아든 시간의 보관함
홍건익 가옥은 대문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 별채 총 5동과 후원(일각문, 석조 우물, 빙고)으로 구성된 소중한 문화재예요.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후원의 단차를 살린 빙고 조성과, 각 건물이 독립적으로 자리한 배치는 전통 한옥 본연의 소박하고 아늑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죠. 이곳에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 격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옛 서울의 생생한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1934년 상인 홍건익이 토지를 매입하고 2년에 걸쳐 건축한 이 가옥은, 이후 소유자 변경과 필지 분할을 겪으며 오늘날의 규모로 자리 잡게 되었답니다. 2011년 서울시가 매입한 후 4년 간의 보수공사를 거쳐 2017년부터 공공한옥으로 재탄생한 홍건익 가옥은 대문채는 관리실, 행랑채는 화장실, 사랑채는 전시실, 별채는 관람객 공간, 안채는 문화 행사 및 모임 공간으로 활용되며 시민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만남의 장을 열어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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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소셜링에서 방문한 홍건익 가옥의 모습. ©weeklyc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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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가옥은 전통 한옥의 기본 틀 위에 일본과 서양의 근대적 감성이 절묘하게 접목된 점이 눈길을 끌어요. 대청마루에 설치된 서양식 유리문은 넓은 채광과 개방감을 선사하며, 처마 차양은 일본 및 서양 디자인의 영향을 받아 기능성과 미학을 동시에 충족시키죠. 이러한 절충주의적 건축 요소들은 단순한 시대의 변화를 넘어, 건축이 지닌 문화적 대화와 혁신의 의미를 담아내며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시각의 감동을 선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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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와 유리창이 한 건물에 있다. ©weeklyc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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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익 가옥은 전통과 근대를 잇는 살아있는 건축 박물관처럼, 한옥의 고유한 정취와 함께 외국 문화의 영향을 자연스럽게 융합시켜 놓았어요. 마치 전통 한옥과 요즈음의 건축이 섞여있는 서촌의 정체성을 담아놓은 듯하죠. 여러분들도 방문하셔서 서촌의 켜켜이 쌓인 시간의 정취를 느껴보세요!
📍공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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